병원회원 전용자료

과민성대장증후군
15.07.06 11:01

 

 

충주에서 서울로 올라오는데 갑자기 신호가 왔다. 도착하기까진 한 시간 남짓, 다리를 최대한 꼬아 출구를 막았다. 터미널에 내렸을 때 몸은 온통 땀에 젖어 있었다. 볼일을 보고 나자 몸에는 힘이 하나도 없었고, 집에 가서 그대로 뻗었다. 아픔은 참을 수 있고, 가려움도 어느 정도는 견딜 수 있지만, 볼일의 고통을 참아내는 건 이렇듯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일반인들은 이런 고통을 살면서 몇 번 겪지 않지만, 이런 일을 상시적으로 겪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과민성대장 증후군(과민성장증후군) 환자들이다.

 

 

장이 과민하다? 사실은 원인을 잘 모른다는 뜻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도 배가 아프고 변비나 설사를 하는 병이다. 육안으로 봤을 때 염증이 있다든지 형태가 이상해졌다든지 하는 소견이 관찰되지 않는지라 ‘기능성 장질환’이라고도 불리는데, 사람으로 따지면 “멀쩡하게 생긴 놈이 왜 저러냐”에 해당한다. 사실 환자에게 “당신의 장이 과민하다”고 말하는 건 좀 무책임한 말일 수 있다. 원인도 잘 모르고 치료법도 없다는 걸 우회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니 말이다. 하지만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전 세계적으로 사춘기 이후 성인의 10-20%가 이 질환에 시달리고 있을 만큼 흔한 병이고, 현재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유전, 환경, 호르몬, 자율신경계 등 여러 요인들이 관계가 있음이 밝혀진 바 있고, 남자보다 여자에서 2-3배가량 많다는 것에서 보듯 심리사회적 요인도 관여한다는 게 알려졌다.

 

원인이 뭐든지 간에 환자들의 장이 과민하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환자의 74%에서 음식물이 맹장 내로 들어갈 때 통증이 유발되는 게 관찰됐으니 말이다. 이건 실험으로도 증명된다. 직장-항문 위에 있는 그곳-에 풍선을 넣고 공기를 주입하면 통증이 오는 건 보편적인 감정이다. 근데 대장증후군 환자들은 공기를 조금만 넣어도 통증이 유발된다고 한다. 이런 결과로 보아 뇌에서 통증을 관장하는 부위가 증상 발현에 관계가 있으리라 추측된다. 또한 환자들 중 일부는 장염을 앓고 난 뒤 증상이 생겼다고 하니, 세균 감염도 장이 과민해지는 원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증상

 

한 검색자료에서 과민성대장증후군을 환자 뱃속에 불이 활활 타는 그림으로 표현한 걸 봤다. 이 병의 특징을 제대로 나타나는 그림이라고 감탄을 했다. 배 안에 불이 있으면 배가 아플 것이고, 맹렬한 설사가 나올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에 있어서 복통이나 복부 불쾌감은 필수적인 진단 기준이다. 복통의 위치는 아랫배, 배 왼쪽, 오른쪽, 명치 등 다양할 수 있고, 대개 일시적이고 경련이 오는 듯한 느낌을 주며, 심할 때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런 통증은 식후 악화되고 변을 보고 나면 완화된다. 복통과 더불어 배변 습관의 변화가 특징적인 증상이다. 대부분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나타나는데, 이 중 한 가지가 더 심한 경우가 많다. 변비도 괴롭지만 설사가 조금 더 괴로울 듯한데, 밥을 먹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설사를 하니 반경 10미터 이내에 화장실이 없다면 불안해서 상사랑 얘기하는 것도 어렵다. 이게 다가 아니다. 트림과 방귀가 수시로 나와 우아한 척을 하는 것도 불가능한데, 여기에 더해 소화불량, 가슴쓰림, 구역질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건 이런 증상이 있다고 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일단 과민성대장증후군 진단이 붙으면 설사의 원인을 찾는 노력을 덜 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진단을 내릴 땐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 현재 2006년 로마에서 발표된 진단기준이 통용되고 있는데, 그 기준은 다음과 같다. 지난 3개월 동안 한달에 최소 3일 이상 복통이나 복부 불쾌감이 있으면서 아래 3가지 중 2개 이상을 만족하는 경우이다. 아래에서 ‘배변 형태’란 대변이 단단하고 가늘어졌다든지, 무른 변이 나온다든지 하는 걸 의미한다.

 

   1. 변을 보고 나면 증상이 완화된다.
   2. 배변 횟수의 변화와 함께 증상이 시작된다.
   3. 배변 형태의 변화와 함께 증상이 시작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진단

 

살면서 배가 안 아파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며칠간 설사를 안 해 본 사람은 또 어디 있겠는가? 수많은 질환들이 복통과 설사를 일으킨다. 그러니 과민성대장증후군 진단을 내릴 때는 혹시 다른 질환이 아닌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 진단을 받았던 한 환자는 알고 보니 음식 알레르기로 밝혀졌고, 세균이나 기생충으로 인해 비슷한 증상을 나타낸 환자도 있는 만큼, 환자의 병력을 꼼꼼히 듣고 판단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 아랫배가 아프고 설사나 변비가 있으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금방 증상이 생긴다든지, 증상이 더 악화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생기는 것 등이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시사하는 소견이다. 이외에도 열이 나지 않고 체중감소가 별로 없다는 것, 변에 피가 섞여 나오지 않는 것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밤에 설사가 심해지거나 밥을 먹지 않아도 설사가 지속된다든지 하는 경우엔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특징적인 증상이 있으면서 환자의 병력이 진단에 부합한 경우, 검사를 많이 하는 건 불필요하다. 특히 과민성대장증후군처럼 장의 구조적 이상이 없다면 뭔가가 나올 때까지 검사를 하는 수가 있는데, 이건 환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치료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니 근원적인 치료법은 없고, 단지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이 현재로선 최선이다.

 

1. 식이요법 

 

특정 음식을 먹었을 때 증상이 더 악화된다면 그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특히 지나친 과당이나 인공 감미료 섭취는 설사와 헛배, 복통, 가스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 건 도움이 된다. 변비인 경우엔 변을 잘 볼 수 있게 해주며, 설사가 주증상인 경우에도 변을 천천히 내려가게 함으로써 설사 방지에 효과가 있다.

 

2. 항경련제


과민성대장증후군에서 복통이 있는 건 장에 경련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경련제를 주면 복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3. 지사제


설사 때문에 도저히 일상생활이 안되는 경우 지사제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항우울제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의미도 있지만, 그보다는 작은창자의 운동성을 줄여 줌으로써 설사를 덜 나오게 하는 효과가 있다. 물론 변비를 주로 하는 환자에서 쓰면 안된다.

 

5. 트림 및 방귀 치료


트림과 방귀는 우아한 삶을 저해하는 요소들이지만, 치료가 그리 쉽지는 않다. 식사를 천천히 하고, 껌이나 탄산음료를 피하는 게 고작이다.

 

 

스트레스를 줄이자

 

성격이 까칠한 사람이 있다고 치자. 별 것도 아닌 일에 마구 화를 내는 그런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되도록 그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자신의 장이 까칠한 것, 그러니 될 수 있으면 장을 자극시키지 않으려 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증상 발현과 관계가 있다니 인생을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라는 자세, 고민해서 해결되는 건 별로 없다는 그런 자세가 과민성대장증후군에서 필요하지 않을까?

 

 

 

출처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3&contents_id=2834&leafId=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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